우리는 대부분 일정한 장소를 정해 그곳에 거주하며 생활을 해요. 그곳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책도 보고,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도 하고. 그런 공간을 ‘주거’라고 표현하죠.
우리 형법은 내가 점유하고 있는 주거 등에서 맘 편히 쉴 수 있도록,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하고 있어요.
형법 제319조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할게요.
덕구씨는 모처럼 평일에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었어요. 그런데 악성 채권자들이 집으로 찾아온 거예요. 덕구씨는 무서워서 집에 없는 척하고 숨어 있었죠.
그러자 채권자들이 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왔어요. 얼른 방으로 도망간 덕구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죠. 덕구씨가 신고를 하자 이를 눈치챈 채권자들이 달아나 버렸어요. 혹시 또 채권자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불안해진 덕구씨는 친구네 집으로 잠시 피신을 가죠.
그리고 그 사실을 와이프한테 전화로 알려요. 하지만 우리 용감한 와이프는 자기는 괜찮다며 집으로 가죠, 숨겨진 남자인 친구가 아닌 애인을 데리고…….
일단, 우리 덕구씨가 채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들이 덕구씨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오는 것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여요. 그럼 우리 와이프가 숨겨진 남자친구를 데리고 집에 온 건 어떨까요?
공동주거를 하고 있는 경우에, 각각의 사람들은 모두 독립된 주거의 자유를 가진다 할 거예요. 따라서 수인 가운데 1인이 동의를 얻어 주거에 들어 간 경우에는 주거의 평온이 침해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요.
다만, 우리 판례는 이러한 1인의 승낙이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할 때에는, 비록 당시에 다른 거주자가 없었다 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즉, 위의 사안에서 우리 덕구씨가 자신의 와이프가 숨겨진 남자인 친구가 아닌 애인을 데리고 몰래 집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애인을 고소한다면, 충분히 주거침입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답니다.
그러니 우리 덕구일보 독자님들은 절대, 절대,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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