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나뿐인데 그 사본은 갖가지’라는 유명한 문장은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모두 진짜는 아닐 때가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일주일 전에 여친이 생겼다고 무척 기뻐하던 페친이 페북에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에게 상처주지 않고 헤어질 수 있을까요?”라고 하는 글을 올렸다. 남들은 모르는 사정이 있겠지만 그들의 사랑전선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그 페친은 사랑의 사본을 가지고 진본으로 착각하고 있었지 싶다.
이렇게 사랑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의 주제로 사랑을 골랐다. 사랑에 관한 자료가 인터넷에 넘쳐 났기 때문에 ‘사랑’을 조사하는데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일 뿐.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사랑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네이놈’에서 찾았다. 주로 구글을 활용하지만 단어 검색은 아무래도 네이놈이 낫다. 찾아보니 3가지가 검색된다.
[명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3.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이 글에서 주제로 삼은 것은 대상이 사람인 1번이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으므로 우선 사랑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성경에서 해답을 얻어 보기로 했다. 누가 뭐라 해도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아닌가. 성경에서 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성경구절은 14개가 검색되었다.
1. 로마서 8:38~39
2. 아가 8:7
3. 고린도전서 13: 4~7
4. 잠언 10:12
5. 누가복음 7:47
6. 요한일서 4:8
7. 히브리서 10:25
8. 갈라디아서 5:22~23
9. 잠언 15:17
10. 에베소서 3:18~19
11. 레위기 19:34
12. 데살로니가전서 3:12
13. 요한복음 13:34
14. 골로새서 3:14
역시 사랑을 공부하기엔 성경이 제일이다. 14개나 나오다니. 그런데 기억나는 것은 고린도 전서 13장 4절부터 7절뿐이다. 좋은 말이므로 잠시 소개한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그렇지만 오늘 알고자 한 것은 사랑에 대한 추상적 설명이 아니라, 자신의 사랑을 진단하고 지키는 방법이다. 그래서 종교의 건너편 영역인 학문쪽에서 자료를 뒤졌다. 그래서 발견할 수 있었다.
스탠버그*라는 심리학자가 사랑을 ‘열정, 친밀감, 약속과 책임’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으로 설명하였는데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다.
스턴버그의 이론에 의하면 열정은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장 먼저 사라진다. 그 자리를 친밀감이 메워 준다.
친밀감도 처음에는 어느 정도 증가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사라지거나 너무 익숙해져 숨어버리거나 한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약속과 책임감이다. 열정이나 친밀감은 감정의 문제이다. 따라서 변하기 쉽고 주위의 영향을 받기도 쉽다. 그렇지만 약속과 책임감은 다르다.
약속과 책임감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는 ‘생각’이므로 감정처럼 쉽게 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진다. 또한 노력과 학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그 정도의 안정기가 찾아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은 사랑의 사본을 두고 진짜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 하는 방법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거다.
“내가 이 짧은 정보를 위해 반나절을 헤메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결국 ‘열정-친밀감-약속과 책임감’이 정답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는 이성적 판단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 사랑을 키워나가고 계시는 분들 참고하시라!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 1949. 12. 8~ 현재)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 미국 뉴저지 출생. 코넬대학 교수. 1972년 예일대 졸업 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지능론의 창시자이며 현대 교육심리학의 거두라고 불리워진다.
▷참고: http://psychdigest.com/what-type-of-love-do-you-have-with-your-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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