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머지않았다. 명절선물을 준비해야하는 시즌이다. 선물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만한 선물이 없을까? 너무 싸지도 비싸지도 않아야 좋은 선물인데, 한번 먹고 끝나는 선물은 왠지 섭섭하고, 오래도록 간직할만한 선물들은 고르기가 힘들다.
선물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기뻐할 만한 의미 있는 선물에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역(逆)으로 받고 싶은 선물을 떠올려봤다. 추리소설에서 범인이 숨겨놓은 물건(?)을 찾을 때 탐정이 범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한민국 서민 중년남성의 표준인 내가 바라는 것을 알려주면 선물을 고르는 이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소개한다. 아빠나 남편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찾고 있는 딸, 아들, 아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선물은 아빠나 남편뿐만 아니라 모든 남성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 선물이 다름 아닌 전기면도기이기 때문이다. 아마 전기면도기는 중년이 아니더라도 수염이 나기 시작한 남자라면 누구나 환영하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수염이 나지 않는 내시 빼고 아마도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수염이 싫다고 내시처럼 거세를 할 수도 없으니 남자라면 평생 수염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 마땅한 선택이 없다면 고민하지 말고 전기면도기를 선택하시라.
면도기는 200원짜리 1회용 면도기부터 30만 원대 전기면도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알뜰한 사람은 대개 싼 1회용 면도기나 면도날을 교환하는 면도기를 사용하지만 따지고 보면 전기면도기에 비해 그리 싼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을 위해 지출하는 것을 자제할 뿐이다. 원래 아빠들은 그렇다.
그러면 전기면도기는 어떤 것이 좋을까? 전기면도기가 단순한 제품인 것 같지만, 인체공학적 설계가 중요하고, 건식인가 습식인가의 차이도 중요하고, 내구성도 중요하다. 의외로 고르기 만만치 않은 제품이 전기면도기이다.
면도기 시장은 브라운과 필립스가 크게 양분한 가운데 군소 메이커가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선물로 고르는 것이라면 무난하게 브라운이나 필립스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브라운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브라운은 전기면도기의 대표브랜드로 9시리즈, 7시리즈, 5시리즈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다. 9시리즈는 새롭게 출시된 최상위기종이다.
9시리즈가 나오기 전 가장 많이 팔렸던 기종은 7시리즈였는데 그 자리를 9시리즈가 차지할지는 모르겠다. 가격이 웬만해야 계획을 세워볼 텐데 내 간으로는 그림 속의 떡이다.
필립스는 전기면도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생산하는 네덜란드 브랜드로, 전기면도기 시장에서는 브라운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상위 제품인 Shaver 9000시리즈부터 순서대로 7000시리즈, 5000시리즈, 아쿠아터치 면도기, 3000시리즈, 클릭앤스타일 면도기가 있는데, 5000과 3000시리즈는 건식만 가능하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남자는 자신을 위한 지출에는 인색한 특성이 있다. 전기면도기를 선물한다면 쓸데없이 돈을 쓴다며 투덜대겠지만, 결코 그의 본심이 아님을 알아두자. 면도기가 고장이 나서 버릴 때까지 두고두고 선물한 사람을 기억할 것이 틀림없다. 에잇~ 도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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