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 구제방법

청주에 사는 모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을 발견하곤 급히 차를 세운 후 인근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소주 1병을 꺼내 마시는 방법으로 음주단속에서 무죄로 풀려나 화제다.

검찰이 모 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음주 측정이라는 구체적인 공무집행이 개시되기 전의 일이다. 증거 인멸 행위에 가까운 행위인데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 인멸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다” 그리고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면 운전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기관 조사도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를 ‘재치’ 혹은 ‘기지’를 발휘한 사건이라며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우려스럽다. 이는 기지도 재치도 아닌 법의 허점을 노린 꼼수에 불과한 사건이며, 모방하는 행위는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복되는 꼼수는 통하지 않을뿐더러 음주운전은 살인을 예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콜 농도가 0.05%이상이면 면허정지, 0.1%이상이면 면허취소, 0.36%이상이면 구속의 사유가 된다. 보통 음주단속에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음주수치가 나왔다면 단속일로부터 약 7일 전후 기간 중에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라는 담당경찰의 연락을 받게 되고, 조사를 받으면 40일 유효기간의 ‘임시운전면허증’을 교부받는다.

관할 지역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대충 조사를 받고나서 10~15일 사이 관할경찰청장 명의의 ‘자동차운전면허취소 결정통지서’를 일반우편과 등기우편으로 2차에 걸쳐 송달받는다. 운전면허취소 결정통지서의 운전면허 취소일자는 40일 임시운전증명서의 40일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의 다음날로 기재되어 있다.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활이 불편할 뿐 생계에 영향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운전이 가족의 생계에 영향을 끼친다면 큰일이다. 이럴 경우 운전면허취소에 대한 구제방법으로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과 같이 3가지 방법이 있다.

이의신청

이의신청은 ‘생계형운전자’인 경우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음주수치가 0.120%을 초과하는 경우,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의 교통사고를 발생한 경우,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때 또는 단속경찰을 폭행한 경우,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전력이 있는 경우,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 인적피해 교통사고의 전력이 있는 경우는 이의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①가정형편이 어렵고 운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경우.
②부모를 봉양하고 있는 경우.
③운전경력이 깨끗한 경우.
④운전거리가 짧고 어쩔 수 없는 음주사유가 있는 경우.
⑤대리운전기사를 부르는 등의 음주운전을 피하기 위하여 노력한 경우.

위 상황에 해당되고 이를 입증할 서류가 있으면 운전면허취소 결정통지서, 운전경력증명서 등을 구비하여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내에 면허취소처분을 내린 지방경찰청에 접수하면 된다.

행정심판

운전면허구제 행정심판은 지방경찰청의 운전면허 취소처분에 대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처분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구하는 제도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행정심판은 이의신청과는 달리 ‘생계운전자’임을 요구하지 않고, 음주수치 등에 특별한 제한 사항도 없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7인이 음주운전구제여부를 심판하는데 3가지 사항을 중점으로 검토한다.

①음주단속 과정에서 단속경찰관의 위법사항이나 부당한 행위, 즉 재량권 남용이나 일탈행위로 인해 운전자가 올바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는지에 대한 여부.

②많은 사람들이 청구하는 방향인 생계형 구제청구로 운전자가 음주운전의 과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당시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여 운전면허가 실제로 본인과 가족들의 생계에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

③비록 음주운전을 하였더라도 그동안 사회에 공헌한 공로가 있을 경우 당시 여러 정황을 함께 고려하여 선처를 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행정심판의 경우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진행할 수 있다. 행정심판 사례들을 훑어본 결과 위 3가지 사항 중 ①에 해당한다면 구제될 확률이 높고, ②의 경우는 모르겠고, ③의 경우 거의 확률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행정소송

행정소송은 소송을 통해 법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일반 소송과 그 절차는 동일하다. 때문에 송달료, 인지대와 같은 소송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고, 상황에 따라 변호사 비용도 발생한다. 사견이지만 행정소송을 통해 면허를 구제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벌금을 감액 받을 수는 있다.

나는 음주운전이 살인에 준하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술을 마시고는 운전대를 잡아서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면허취소를 당해 구제방법을 알아보고자 이 글을 읽게 되었다면 유감이지만 겸허히 면허취소 사실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당신은 살인자가 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