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식품〈11〉 측백나무, 신선이 되게 한다는 측백나무의 효능

측백나무는 예부터 신선이 되게 한다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귀하게 여겨져 왔다. 측백나무는 주로 묘지나 절간 또는 정원수 등으로 심어져 있는데 측백나무 잎이나 열매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나 몇 백 년을 살았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 진나라 궁녀가 산으로 도망쳐서 거처할 곳이 마땅하지 않자 선인이 가르쳐 준대로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심어진 묘지 옆에서 소나무 잎과 측백나무 잎과 열매만 먹고 살았더니 추위와 더위를 모르고 지냈을 뿐 아니라 온 몸에 털이 난 채로 2백년 이상을 살았다고 한다.

또 적송자(赤松子)라는 사람이 측백나무 씨를 먹었더니 빠졌던 이가 다시 나왔다고 했으며, 백엽선인은 측백나무 잎과 열매를 8년 동안 먹었더니 몸이 불덩이처럼 되고 종기가 온몸에 돋았다가 깨끗이 나았는데 그 이후로 몸이 한없이 가벼워지고 얼굴이 윤기가 돌더니 결국 신선이 되어 우화등선했다고 한다.

측백나무는 무덤속의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죽이는 힘이 있다하여 묘지 옆에 주로 심었다. 좋은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지만 나쁜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진딧물을 닮은 작은 벌레가 생겨 시신을 갉아 먹는데 이 벌레를 염라충이라고 부른다.

측백나무 잎을 쪄서 말리기를 아홉 번(구증구포) 거듭하여 가루를 만들어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몸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도 사라지고 향내가 나며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이빨과 뼈가 튼튼해져서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특히 여인들의 하혈이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대장이나 직장의 출혈에도 구증 구포한 측백나무잎이 효과가 크다. 간암이나 간경화 등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아홉 번 쪄서 말린 측백나무잎을 달여서 오소리 쓸개와 함께 복용하면 복수가 빠지고 소변이 잘 나오게 된다.

구증 구포한 측백잎을 계속 복용하면 고혈압과 중풍을 예방할 수 있고, 불면증 신경쇠약 증세에도 효과가 크다. 측백나무 씨앗은 백자인(柏子仁)이라 하여 자양강장제로 알려져 있고, 측백나무 열매를 햇볕에 말렸다가 겉껍질을 벗긴 뒤 먹게 되면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좋게 하며 변을 잘 보게 하는 작용을 한다.

측백나무는 몸이 허약하여 식은땀을 자주 흘리거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증상, 변비 등에 효과가 크다. 씨앗을 가루 내어 한 숟갈씩 따뜻한 물에 타서 오랫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몸이 강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튼튼해진다.

측백나무 씨앗으로 담근 술인 백자주(栢子酒)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과실주의 하나로 고려 명종때에 만들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서울 성북구 방학동에 삼백년이 넘는 측백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잎을 삶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수난을 당했다고 한다.

측백잎을 아홉 번 쪄서 말린 다음 차대신 달여서 계속 마시면 나름대로 맛과 향내로 거부반응이 없고 무병장수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측백나무잎의 채취는 시기적으로 가을의 처서 무렵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