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치 LCD인 나의 모니터 해상도는 1920×1080(FHD)이다. 계산하면 2,073,600이 되니까 얼추 이백만 화소는 넘는 셈이다. 16:9 비율의 FHD 화면인데 그리 고사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꼬진 사양은 아니다. 요즘 기준으로는 아주 평범한 수준이다.
처음 컴퓨터를 시작했을 무렵엔 볼록한 14인치 CRT 모니터를 해상도는 640×480에 맞춰놓고 사용했다. 그러다 15인치로 바꾸고 800×600으로 사용하다가, 17인치로 바꾸고 1024×768이 되었다. 비율은 모두 4:3이었다가 뒤에 CRT를 LCD로 바꾸면서 5:4였다.
이렇게 필요치 않은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내가 그만치 해상도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의 성격을 ‘무던한 편’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뭉크처럼 병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도 잘 견디니까. 다만 그런 상태에서는 다른 일을 못할 뿐이다.
그런데 오늘 지인의 작업실에 방문했다가 기절할 뻔했다. 온유한 성품에 늘 허허 웃고 다녀 무골호인이란 평이 있는 지인은 좀 이상한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커브드 모니터’라고 불리는 휘어진 형태의 모니터인데 두 대를 나란히 두고 듀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아무리 봐도 해상도가 이상한 거다.
해상도에 민감한 내가 잘못 느꼈을 리는 없고, 분명 모니터에 어울리는 최적의 선택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해상도가 맞지 않으면 흐릿해 보이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저마다 타고난 성품이 다르듯이 흐릿한 것을 좋아하는 특이한 성향일 수도 있을뿐더러 그 지인은 컴퓨터에 관한 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고 인정을 받고 있기에 차마 뭐라고 말은 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 지인은 왼쪽마우스를 사용하니 특이한 것이 분명하다.
각설하고, 요즘은 동영상이 거의가 풀HD로 제작되다보니 1920×1080가 가장 선호하는 해상도이지 싶다. 심지어 2560×1440을 지원하는 27인치 모니터에서도 1920×1080을 쓰는 사람이 더 많다.
다음은 모니터 크기별 권장 해상도이다. 구닥다리 CRT는 제외했다. 그것은 전기세도 많이 잡아먹으니 LCD모니터로 바꾸는 것이 좋다. 해상도는 권장이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그에 맞추는 것이 좋다.
이야기가 길어질까봐 끊었지만,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픽셀(pixel)이 뭔지 알아 둘 필요는 있다. 픽셀은 정사각형 모양이다. 워낙 작아 점처럼 보이는그 픽셀들이 모여서 화면이 되는데 인위적으로 가로로 늘이거나 세로로 늘이면 화면이 이상해 보인다.
왼쪽의 사진을 확대하다 보면 오른쪽 그림처럼 보인다. 사각형 모양의 작은 점들이 픽셀인데 정사각형 모양이다. 1920×1080 해상도는 저렇게 작은 점들이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 도합 2,073,600개의 점들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정리하면 해상도를 맞추라는 말은 픽셀들은 원래 정사각형 모양이니 원래 모양대로 사용하라는 거다. 저게 일그러지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눈이 아프다. 흐릿한게 좋으면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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