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3) 영상 – 사랑의 듀엣

조용히 타오르는 저 언덕길에
살며시 떠오르는 너의 모습
영상속에 스며드는 너를 찾아서
작은 들길을 걸어 갑니다.

저 황혼에 어리는 저 들녘에 어리는
얼룩진 너의 얼굴 어둠속에 물들면
숙여진 꽃잎처럼 너의 영상 사라지고
쓸쓸한 언덕길엔 찬바람만 남아있네

아련히 떠오르는 너의 얼굴은
잊혀진 옛추억에 아픈 영상
노을지면 눈물짓던 너를 못잊어
작은 들길을 걸어 갑니다.

저 황혼에 어리는 저 들녘에 어리는
얼룩진 너의 얼굴 어둠속에 물들면
흩어진 꽃잎처럼 너의 영상 사라지고
서글픈 내 가슴엔 그리움만 남아있네

김재성과 안혜경이 ‘사랑의 듀엣’ 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영상’입니다. 나이가 약간 있으신 분들은 젊은시절 이 노래를 한번쯤 들어보셨을겁니다.

요즘 가수들의 뛰어난 가창력과는 달리 떨리는 듯한 음색이 또다른 매력으로 느껴지진 않는지요? 저는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보다는 약간 서툴러 보이는 목소리가 오히려 정감있어 보여 더 좋게 느껴지는군요.

그림속 쟈켓은 살펴보니 ‘사랑의 듀엣’ 김재성과 안혜경이 아니라 ‘논두렁 밭두렁’으로 보이는데,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아요. 그런데 우리끼리 하는 말로 “그건 중요한게 아니잖아?” 아닌가요? …  ^^;

사랑의 듀엣이 부른 ‘영상’은 TV보다는 FM라디오나 다운타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노래 가운데 하나이고요.

원래 무엇이든 ‘첫’이란 말이 들어가면 잊혀지지 않잖아요? 첫사랑, 첫눈, 첫발자국…… 비록 아르바이트였지만 갓 DJ로 데뷔했던 시절 첨으로 신청곡 쪽지를 받았을 때 적혀있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였거든요. ^^;

이 노래가 사랑을 받았던 그 시절에는 테이프나 LP살 돈을 아끼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만을 골라서 동네 전파사나 레코드가게에 맡기면 공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서 주는 일이 많았거든요?

가게에서는 신청이 많이 들어온 곡들을 순위별로 써붙여 놓기도 했는데 소개해드린 ‘영상’은 인기 순위에서 거의 빠진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상 들으시고 추억속으로 퐁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음악에 얽힌 사연이 있다면 제게 귀뜸해 주세요. 예쁘게 배달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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