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장산역에 예스24 중고서점 생겼는데 가봤어요?”
같이 봉사하는 수정이가 말을 건넨다. 수정이는 같은 동네 살면서 온갖 시시콜콜한 소식들을 수집해서 내게 전달해주는 훌륭한 정보원이다. 중딩 아들하나 고딩 딸 하나를 둔 수정이는 항상 밝고 명랑해서 대화를 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참 좋은 동생이다.
장산역에 중고서점이?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예스24 중고서점 장산점. NC백화점 옆 도로건너 화목데파트 건물 2층. 매장은 생각보다 컸고 구비되어 있는 책들은 상당히 많았다.
입구 오른쪽에 마련되어 있는 간이 매대에는 갓들어온 신품 중고책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 매대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으로 위치가 옮겨지고 가격이 새로 매겨진다고 한다.
매장 안엔 많은 책들이 나름대로의 분류법에 의해 잘 나뉘어져 있는데, 웬만한 서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월등하다. 곳곳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몇몇 어른들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생각보다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아마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듯하다. 근처에 있는 교보문고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짐작하건데 인근에 이렇게 큰 규모의 중고서점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앞으로는 찾는 사람이 훨씬 많아질 것 같다.
며칠 전 교보문고에서 10,800원에 판매되고 있던 ‘잉글리시 리스타트’가 이곳에서 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때 영어회화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살까말까 망설였는데 한 권 10,800원짜리 3권을 사려니 좀 부담스러워 사지 못한 기억이 났다.
한 권 가격에 세 권이면 썩 괜찮다. 게다가 이 책의 전 주인이 얼마나 책 관리를 잘했는지 완전 새 책이 아닌가. 성석제님의 소설 ‘번쩍이는 황홀한 순간’과 박범신님의 ‘더러운 책상’을 함께 골라 6권을 계산을 하니 딱 이만 원이다. 4천 원짜리 4권에 2천 원짜리 2권. 기분이 좋아 수정이에게 전화를 했다.
“예스24 중고서점 너무 괜찮더라, 고마워. 이따 감자 좀 나눠줄테니 공원입구로 나와~”
한진아 님 | 주부, 부산 해운대
ㅡ업데이트 2018. 7. 22.
작년 6월 24일 발행된 이 글에 최근 접속자가 많아져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 예스24 장산점이 영업을 중지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력을 동원하여 확인해보니 올 6월 15일부터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요.
이제 예스24 장산점은 영업을 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새롭게 통합된 F1963(수영점)에 관한 내용은 이곳 ‘예스24 중고서점 수영점 F7963’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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