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더니 코로난지 뭔지 하는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짙게 드리운 이 땅에 봄의 전령이 당도했다. 머지않아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로 봄이 찾아올 것이다.
닭장 속 달구새끼처럼 갇혀 지내다 모처럼 나온 산책길에서 만난 목련. 목련이 반가운 것은 뒤이어 따라올 봄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목련이 지면 완연한 봄이 올 테고 그러면 겨우내 다짐하며 세웠던 계획들을 모두 실천으로 옮길 수 있을 터이다.
무엇보다 기대하는 것은 우한인지 우라질인지 하는 바이러스가 봄바람을 타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이다.
희망은 깨어 있네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
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노래를 부릅니다
자면서도
깨어 있습니다
-이해인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했으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과정에 겪었던 힘듦만큼 앞으로 좋은 일이 곰비임비 쌓일 것을 믿는다.
꽃 피는 봄, 아직은 봄 같지 않은 봄이지만 오늘은 가슴에 희망을 한가득 안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무사히,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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