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도 사는데 그리 도움 안 되고, 몰라도 별로 지장 없는 쓸데없는 상식 하나.
2020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흰쥐의 해, 경자년이다. 양력으로도 음력으로도 1월 1일이 지났으니 이젠 분명히 2020년이다. 그렇다면 오늘 태어난 아이는 쥐띠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이다. 오늘 태어난 아이는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이다. 아직은 황금돼지띠의 해인 기해년이라는 말인데 왜 그럴까?
새해의 시작은 양력이나 음력으로는 1월 1일 0시가 되지만 육십간지에 의한 역법상으로는 입춘(立春)이기 때문이다.
육십간지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이렇게 십간(十干)과 자(쥐), 축(소), 인(범), 묘(토끼), 진(용), 사(뱀), 오(말), 미(양), 신(원숭이), 유(닭), 술(개), 해(돼지)와 같은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육십갑자(六十甲子)를 이르는 말인데, 역법에서 한 해의 시작은 입춘을 기준으로 삼는다.
입춘이 24절기상 가장 먼저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는데, 농경시대 절기는 농사일을 가늠하는 중요한 일정표와 같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착각하기 쉬운 것은 24절기가 음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24절기는 양력으로 만들었다. 농사에는 음력보다 양력이 더 낫기 때문이다. 고대 우리 조상님은 양력으로 만든 절기를 참고하여 농사를 지었다.
양력을 기준으로 만든 24절기는 날이 대게 고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입춘은 거의 매년 2월 4일이다. 간혹 2월 5일인 경우도 있지만 드문 편이고, 어쩌다 2월 3일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백몇 년 만에 한 번씩 정말 어쩌다 있는 일이다.
이는 입춘이 드는 절입시간이 달라서이다. 올해 2020년의 입춘 절입시간은 2월 4일 오후 6시 2분이라고 하는데, 달력마다 조금씩 달라 어떤 달력은 오전 4시 0분이라고 나와 있기도 하다.
돼지 띠면 어떻고 쥐 띠면 어떤가, 하지만 맞는 것은 ‘맞다’고 하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해야 할 것 같아서 해본 말이다.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입춘이 되어 쥐띠의 해 경자년이 되거든 또 한 번 복받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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