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자 작가 포토에세이(13)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 요즘 청춘은 무엇을 꿈꾸는가?

수영 2호교
《수영 2호교》 취직하기 위해서, 집 한 칸 마련하기 위해서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에 매달리는 회색인간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결혼은커녕 사랑한단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썸만 타다 끝나는 N포 세대들이 느끼는 서글픈 아이러니. 뿌연 물안개 속 저 너머에 빽빽하게 서있는 저 많은 회색의 고급 집들은 모두 누구의 집이뇨? ⓒ김인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한 작가와의 만남시간.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물었다.

“작가님은 어릴 때 꿈이 뭐였어요?”

“나의 어릴 때 꿈?”

“예, 지금처럼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어릴 때 언제요? 여러분들처럼 초등학교 때요? 아니면 중학교 때요? 그것도 아니면 고등학교 때 꿈이요? 어릴 때 언제요?”

“작가님은 초등학교 때랑 중학교 때랑 고등학교 때 꿈이 달라요?”

“그럼요, 다르죠.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꿈이 다 달랐어요.”

“그럼 작가님은 우리들처럼 초등학교 다닐 때 꿈이 뭐였어요?”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너는 이다음에 꿈이 뭐니?’ 하고 물어보면 ‘선생님이요~’하고 말했던 거 같아요.”

“선생님이요? 그런데 작가님은 왜 선생님이 안 되고 작가님이 되었어요?”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을 아주 많이 좋아했거든요. 선생님이 좋으니까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럼 작가님은 중학교에 가서도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아니면 꿈이 달라졌어요?”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거요? 중학교 졸업하면 고등학교에 다 들어가는 거 아니예요?”

“아니예요, 선생님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갈 때는 모두 다 진학하는 게 아니고 중학교만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돈 벌려고 공장에 취직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선생님은 어릴 때 집이 가난해서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게 꿈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에 진학하는 게 꿈이었어요.

여러분들도 지금 이루고 싶은 꿈이 있지요? 하고 물어보면, 네~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고, 없는데요~ 하는 친구들도 있을거예요.

지금 꿈이 있는 친구들도 꿈이 없는 친구들도 우리 이거 한번 생각해 볼까요? 나는 꿈이 뭘까? 나는 뭐가 되고 싶지? 하고 생각할 때 먼저 ‘나는 무엇을 하면 기쁘지? 무엇을 할 때 즐겁지? 행복해지지? 그걸 먼저 생각해 보세요.

자신이 평생 좋아할 수 있는 일,
행복할 수 있는 마음
그런 꿈이라면
그런 꿈이 있다면
그 꿈은 꼭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나는 뭘 할 때 행복해지는지 그걸 먼저 찾아봐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을 직접 해보면서 찾아보아요.”

*****

어릴 때는 꿈을 꾸라고, 꿈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놓고 성인이 되고 보면 정작 꿈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꿈을 꾸지요.
지금 여러분들이 꾸고 있는 꿈은 뭔가요?

김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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