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옥수수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훌륭한 식품이라는 글에서 옥수수는 삶는 것이 아니라 찌는 것이라고 알려주면서 몇 가지 덧붙인 말이 있었다.
그때 옥수수수염은 차(茶)의 재료로 좋아서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면 몸속 체지방을 분해하고 노폐물이 배출되면서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옥수수 속대에 대한 것도 한 문단 첨가했는데 아마 잇몸건강에 좋으니 가글하는 재료로 이용하라는 간단한 언급이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옥수수 속대를 잘 보관했다가 두어 개씩 물에 우려내어 가글할 때 이용하고 있다. 솔직히 뭐가 좋은지 체감은 못하고 있지만, 나빠지지 않으면 좋은 것 아니겠나 하는 맘으로 열심히 가글하고 있다.
옥수수 속대에는 베타시토스테롤 성분이 있어 치아나 잇몸 건강에 좋은 작용을 한다고 한다. 베타시토스테롤은 시중에 판매되는 잇몸질환이나 치주질환 관련 치료제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옥수수 속대를 우려낸 물로 가글을 하게 되면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인 뮤탄스균의 증식을 억제해서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와 잇몸의 간격을 밀착시켜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준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가글은 양치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치과의사들은 “양치만 제대로 하면 굳이 구강청결제 같은 것으로 가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입안이 찝찝하면 그냥 맹물로 헹궈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이 무더운 날씨에 일부러 옥수수 속대를 삶을 필요는 없고, 옥수수가 있어 먹게 되면 속대를 그냥 버리지 말고 활용하라는 거다. 사람은 이가 튼튼해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여기서 이가 튼튼하다 함은 잇몸이 이를 단단하게 받쳐준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튼튼한데 잇몸이 약해 이가 흔들리면 그 튼튼함은 무용지물이다. 차라리 이가 좀 썩었더라도 잇몸 튼튼한 것이 백배 낫다.
요즘 치과의 치료술이 발달해서 뿌리만 건재하다면 어떻게든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살려내는데 뿌리가 썩었거나 약하면 방법이 없다. 간혹 겉보기에 멀쩡한 이도 뽑아내는 경우도 있다. 그게 모두 뿌리가 약해서 그렇다.
하여간 잇몸과 치아는 더불어 건강해야 한다. 든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이빨만 튼튼해서는 주위사람을 피곤하게 할 뿐 아무짝에도 못 쓰는 법이다. 설마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덤비는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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