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패셔니스타
히햐~
우리 아파트에 패셔니스타가 떴어요~
“할머니~ 할머니
사진 한 장 찍어드릴까요?”
“아녀, 아녀”
“왜요? 할머니.”
“아녀, 아녀”
“왜요, 왜요 예쁜 할머니?”
“예쁘긴~ 나는 그냥 보믄 쓸만헌데 사진기만 들이댔다 하믄 마귀할멈처럼 나와서 안뎌.” 하시며 돌아서시는 할머니
여기를 보세요~ 하나~ 두울~ 셋
찰칵
“아녜요, 할머니 완전 예쁘세요.
청바지도 예쁘고요.”
“이뻐어? 이거 재활용통에 내다버린거 주워다 입은거야. 세상 아주 좋아. 신주가루가 묻어도 표시가 안나.”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할머니
우리 아파트 패셔니스타 청소할머니
“겨울에 몇 개 내다버린거 중에 이거 하나 건졌어. 어뗘? 보기 좋은감?”
“좋은데여~ 전부 갖다 입으시지 왜 한 개만 가져오셨어요?”
“에이, 이게 젤루 나아. 다른 건 크고 벨루야.”
우리 아파트 패셔니스타 청소할머니
오늘은 시원한 블루로 모자부터 신발까지 깔맞춤 하셨네요.
“그런데 저그 선상님, 내 사진 인터넷에 올리고 막 그럴건가? 어디 사진 박은거 한 번 봐봐. 에이 뭐여? 뒷통수만 딥따 찍었구만 그래.”
아까는 싫다시더니~
할머니들이 어서 죽어야지~하는 말
이것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
할머니들의 “아녀, 아녀.”
이 말은 다른 말로
“좋아,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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