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식품〈16〉 헛개나무(호깨나무), 알코올중독을 푸는데 탁월한 헛개나무 효능

술은 백가지 약 가운데 으뜸인 동시에 백가지 독 가운데 으뜸이기도 하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는 데는 좋으나 통증을 일으키며 오장을 상하게 하는 데는 이보다 더 나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마시고 취한다. 그런 까닭에 간장과 신장, 위장과 대장이 나빠지고 머리가 혼탁해지며 심하면 알코올중독이 되어버린다. 알코올중독이나 술을 많이 마셔 간장, 위장, 대장 등이 나빠진 것을 치료하는 약은 흔치 않다.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칡꽃, 팥콩, 쥐눈이콩, 뽕잎, 오디, 팥, 녹두 등이 술독을 푸는 약재로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술을 많이 마셔서 간장과 대장이 망가진 것을 치료하고 술독을 푸는 데는 호깨나무라고도 부르는 헛개나무가 으뜸이다. 헛개나무는 잘매나무과에 딸린 낙엽큰키나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부 이남지역에 자생한다. 키는 15미터, 지름 1미터까지 자라는데 잎은 산뽕나무와 닮았다. 꽃은 6~7월에 피어 10~11월에 열매가 익는다.

본초강목, 본초습유, 당본초 등에서는 술독을 푸는데 헛개나무가 으뜸가는 약으로 기록되어 있다. 옛 문헌에는 호깨나무 혹은 헛개나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헛개나무는 달고 독이 없다. 두통과 복통을 다스리고 술독을 푼다. 나무껍질은 다섯 가지 치질을 다스리고 오장을 조화한다. -당본초

▷한 남자가 30년 동안 술을 마셔 몸에 열이 심하게 나고 또 여색을 가까이하여 기력이 극도로 쇠약하였다. 기혈을 보하는 약에 칡뿌리를 넣어 주독을 풀었다. 그러나 땀만 조금 날 뿐 여전히 기력이 약하고 열도 내리지 않았다. 마침내 헛개나무를 약 달일 때 넣었더니 열이 내리고 기력도 회복되었으며 술독이 풀려 병이 완전히 나았다. -주진형

▷옛날에 남방에 살던 어떤 사람이 집을 수리 할 때 이 나무를 사용하다가 잘못하여 나무 한 토막을 술독에 빠뜨렸더니 며칠 뒤에 술이 모두 물이 되었다. -맹선

실제로 헛개나무 달인 물이나 이 나무의 열매즙을 몇 방울 술에 넣으면 금방 술이 묽어진다. 헛개나무 달인 차를 한 잔 마시고 나서 술을 마시면 평소의 3~4배나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나서 구토가 나고 목이 마르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헛개나무를 달인 차를 한 잔 마시면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빨리 깨어난다.

술로 인한 황달이나 간경화, 지방간 등 갖가지 간질환이나 만성관절염에는 헛개나무만 쓰는 것도 좋지만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 율무, 팥, 띠뿌리 등을 더하여 달여 먹으면 그 효과가 불가사의할 정도로 빨리 나타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