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방송이나 언론매체의 보도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비슷한 구석이 많다. 특히 방송 쪽이 그러한데 흡사 어느 한 곳에서 나오는 영(令)을 받들어 집행한다는 느낌이 든다.
언로(言路)가 자유롭지 못한 사회는 폐쇄된 사회라고 누군가 말했는데, 현재의 상황이 자유로운 상황인지 뭔가에 재갈이 물려있는 상황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종편의 어느 탈북자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이 TV에 나와 대통령을 욕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라고 얘기하던 여성 탈북자의 말을 들으며 솔직히 체제(體制)의 우위에서 오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탈북자가 관찰한 것처럼 우리들은 대통령을 포함하여 모든 정치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편하게 드러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현 대통령을 박그네, 문죄인이라고 나발을 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 점에서는 방송이나 일반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우병 관련 mbc 보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mbc가 허위의 사실을 보도하였으나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무죄취지의 판결이지만,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죄가 없다’가 아니라 ‘죄가 있지만 처벌하지 않겠다’로 받아들여야 옳다. 이런 판결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확실히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이다.
이렇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라면, 어떠한 사안에 대하여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방송의 경우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정치뉴스의 경우가 심한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다. 아무리 옳은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빼딱하게 보는 사람은 꼭 있기 마련인데 그러한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으니 해괴하달 수밖에.
이는 언론 종사자들의 노조활동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지를 하든 비판을 하든 그것은 본인이 판단할 일이지만 알아야 할 것은 제대로 알고서 지지나 비판을 해야 한다.
그래서 판단에 도움이 되고자 언론의 노조활동에 대한 부분을 조명해봤다. 조명이라 해서 거창하거나 새로운 것은 없고, 모두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흩어진 정보를 한 곳에 약간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노동조합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mbc노조니 kbs노조니 하는 단어들, 그런데 이 말들이 언론노조 mbc본부 혹은 언론노조 kbs본부와 같은 말과 병행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mbc노조와 언론노조 mbc본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횟감을 고를 때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설령 그 차이를 안다고 하더라도 보도내용이 mbc노조에 대한 것인지 언론노조 mbc본부에 대한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예를 들어 mbc가 파업을 한다면 mbc노조가 파업한다는 건지, 언론노조 mbc본부가 파업한다는 건지 구분이 힘들다는 의미다. 솔직히 말하면 별반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하다.
우리나라에는 전국단위의 큰 노동자 단체가 두 개 있으니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다. 그중 민주노총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공노(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가입되어 있는 메머드급 노동자 단체이다.
이곳 민주노총에 전국언론노조가 가입되어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개 본부, 100개 지부, 29개 분회로 구성되어 있는데, 3개 본부가 바로 KBS, MBC, SBS 방송3사이다. 이들 방송3사의 노조는 앞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붙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라고 부른다.
이들의 관계도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노총] 으로 표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나 kbs본부들은 기존의 mbc노동조합이나 kbs노동조합과 사안에 따라 때론 협력하고 때론 반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내 헤게모니(hegemony)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의 목소리가 그 방송사의 목소리가 되는데 파악하기로 현재 방송3사 모두 노조활동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쪽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로 보인다. 방송3사의 논조가 비슷한 이유한 이유이기도 하다.
위록지마(指鹿爲馬)라는 말도 있거니와 무릇 똥을 보고 된장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나는 똥을 똥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여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똥은 나쁘고 된장은 좋다는 말이 있다면 그 말에도 동의 안 한다. 똥을 약으로 쓰기도 한다고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광어를 먹으나 도다리를 먹으나 그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광어 맛이 좋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다리가 더 낫다는 사람도 있다. 나야 광어든 도다리든 다 좋지만서도.
그러나 이것은 알아 두어야 한다. 광어와 도다리는 가격이 다르다. 그러니까 어느 쪽이든 먹었으면 그 댓가는 지불해야 하고, 그 차이는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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