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논술시험을 앞두고 논술을 논하다.

논술

논술시험은 신춘문예처럼 작가를 뽑는 시험이 아니다. 글 쓰는 실력이 논술에 도움은 되겠지만 말 그대로 도움만 될 뿐 합격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마도 기성작가들이 대학논술 시험을 치른다면 떨어지는 사람이 수두룩하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 수학과 글쓰기의 상관관계에 관한 글을 적은바 있거니와 글쓰기는 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학 잘하면 논술 잘하고, 역으로 논술을 잘하면 수학 잘한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문학적인 글은 빼고. 〈글쓰기와 수학의 상관관계, 글쓰기를 잘하려면 수학공부를 하라〉 참고.

오늘 주제는 논술이다. 그냥 노골적으로 ‘논술시험 어떻게 하면 멋지게 통과할 수 있을까?’ 이것이 오늘 이야기의 주제다. 무슨 비법이나 요령 내지는 묘수 같은 것은 실력이 모자랄 때 급히 쓰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지만, 대학에 가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했던 학생들이 ‘논술’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기에 ‘비법’ 같은 것을 주제로 잡았다.

멧돼지가 평상시 이를 갈아두는 이유는 정작 적이 왔을 때 이를 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 평상시 독서 많이 하고 독후감을 열심히 적었다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논술 시험을 목전에 둔 학생은 시간이 촉박하니 하는 수 없지만, 저학년들은 평소 독서에 힘쓰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책을 읽었으면 꼭 서평을 적는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 백 권을 읽더라도 독후감을 적어보지 않으면 읽지 않은 것과 진배없다. 한 권을 읽더라도 심혈을 기울여 독후감을 적어보길.

잔소리는 앞으로 두고두고 할 것 같으니 이쯤에서 생략하고 논술을 잘하는 비법을 한번 알아보자. 어쩌면 이와 비슷한 글이 인터넷 여기저기 많이 굴러다닐 수도 있으므로 비법이 아닐 수도 있다. 자, 그럼 옜다~ 비법 !!

논술뿐만 아니라 모든 시험은 주어진 시간이 있고, 출제자의 의도가 있다. 그리고 원하는 방향의 답이 있다.

1. 시간 안에 작성하라.
가장 기본적인데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도 있다. 천하의 명문을 완성했더라도 시간을 넘기면 탈락이다. 시간 안에 글 쓰는 연습을 하라.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평소부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이제라도 앞에 시계를 두고 정해진 시간 내에 논술 하나를 완성하는 연습을 하자. 보통 75분이나 90분 내에 작성해야하는데 10~20분 정도 앞당겨 완성해보자.

2. 출제의도를 파악하라.
질문을 알아야 원하는 답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글을 적었더라도 출제자가 원하는 방향과 답이 다르면 합격은 요원하다. 독해력은 많이 읽어보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시험을 앞두고 있으므로 볼펜으로 문단을 끊어가며(필요하면 옆에 메모),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것이고, 그 의도에 맞춰 글을 쓸 수만 있다면 합격이다.

3.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어라.
수학과 연관성이 있다고 한 부분이 바로 이 때문이다. 논리는 수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논리적이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게 되고 합격은 어렵다. 답안은 논리성과 체계성에 중점을 둬서 구조화 시켜 완성하라. 문장은 ‘방란장 주인¹‘식으로만 적지 않으면 된다. 여기에 설득력이 곁들여지면 합격되지 않을 까닭이 없다.

글을 적어놓고 보니 비법은 없고 원론적인 내용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논술에 비법이 있으면 그게 이상한 거다. 평소 책 많이 읽고, 생각 많이 하고, 그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보는 것 말고 무슨 비법이 있겠노. 난 무슨 비법 같은 거 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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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란장 주인: 1936년 발표된 박태원의 한 문장짜리 소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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