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라는 말은 어떤 일에서 좋은 시기를 얻었을 경우 태만함 없이 근면하여 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인다. 배가 땅바닥에 닿아있을 때 아무리 노를 저어본들 배가 나갈 리가 만무하니 노는 물이 들어왔을 때 저어야 한다. 이렇게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이다.
그리고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앞뒤 생각지 않고 당장에 좋은 편을 취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와는 대척점에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곶감을 많이 먹다보면 나중엔 배가 아프다. 그래서 당장은 좋지만 나중에 해가 될 때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중국이 사드 보복을 풀기로 우리 정부와 합의를 한 모양이다. 기성언론들은 그런 합의를 두고 중국 측의 어떠한 사과나 유감의 표명도 얻어내지 못했다면서 현 정부의 외교력을 꼬집는 척했으나 사드보복이 풀리면 발길을 끊었던 유커(遊客)가 다시 돌아 올 거라면서 반기는 모양새다.
기성 매체의 보도는 ‘물이 들어올 테니 노 저을 준비를 하라’는 것으로 읽힌다. 어디에도 유커는 ‘곶감’이니 너무 유커에 의존하지 말고 다른 대안을 준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곳이 없다.
일본은 예전에 ‘희토류’로 중국에 한방 먹은 후에는 면역이 생겼는지 이제는 중국의 어떠한 경제보복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아는 중국도 일본에는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유커들은 한국보다 일본을 더 싫어한다면서도 일본으로 여행을 더 많이 간다.
▷한국에 관광객 357만명 뒤지던 일본, 이젠 680만명 앞선다 -조선일보
▷큰손 중국인 자유여행객, 한국보다 일본에 더 갔다 -연합뉴스
우리와 일본이 유커를 바라보는 시선을 평가해보면 우리는 유커를 ‘물’로 생각해서 노 저을 생각만 하는 반면, 일본은 우선 먹기 좋은 ‘곶감’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유커들도 한국에선 ‘손님은 왕’이라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일본으로 간 유커는 유커라는 이름그대로 순수한 관광객으로만 행동한다. 한국에선 통하는 우월감이 일본에선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백화점들의 중국 관광객에 대한 우대정책은 ‘물 들어올 때 노 젖자’는 것인데 언제까지 물이 들어오는지 나가는지만 살필 것인지 한심스럽다. 유커는 우선 먹기에 좋은 곶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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