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될 수 없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는 말이 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은 특이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이 개에게 물린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 되고 있다. 사람이 개에게 물려 죽은 사건이 발생한 때문이다.
2017년 9월 30일 슈퍼주니어 최시원 가족의 애완견 프렌치 불독에게 물렸던 서울의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 모씨(여성, 53세)가 10월 6일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①개에 의한 사망사건이라는 점 ②피해자가 유명한 식당의 주인이라는 점 ③견주가 인기 연예인이라는 점 등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여러 요소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삽시간에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다.
김 모씨가 개에게 물렸던 9월 30일과 사망한 10월 6일 사이, 그러니까 피해자가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던 상황에서 최시원의 가족이 개의 생일파티를 열었고, 이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최시원은 누리꾼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댓글들을 모아보면 ‘자신이 기르던 개가 사람을 물어 죽였는데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사람 생일도 아니고 원인이 된 개의 생일 파티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인 것 같다. 백번 옳은 생각이다. 개에 물려 죽은 것이 사실이라면.
설령 개에게 물린 것이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 아니더라도 개에게 물린 것은 사실이므로 피해자가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개의 생일파티를 열었다는 것은 욕먹을 빌미는 된다.
최시원의 프랜치 불독에 물렸던 한일관 대표 김 씨의 정확한 사인은 김 씨가 사망한지 나흘 뒤 나온 피해자 혈액검사 결과 녹농균이 발견됨으로써 ‘녹농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이 났다.
이제 남은 것은 녹농균이 어떠한 경로로 감염되었는가 하는 점인데, 피해자는 화장하여 장례를 마친 상태이므로 사실을 규명하기가 어려워졌다.
알려지기로 녹농균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감염된다고 하고, 개로부터 직접적으로 감염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의 치료과정에서도 녹농균에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에서는 이미 이 사건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피해자의 장례가 끝난 상태에서 피해자 유가족이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상황이라 현행법상 수사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최시원 프랜치 불독 사건’은 맹견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 것으로 마무리될 듯한데, 애견가들, 특히 맹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 ‘경각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리는 것을 떠나 큰 개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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