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수학의 상관관계, 글쓰기를 잘하려면 수학공부를 하라

글쓰기와 수학

예전의 초등학교 그러니까 국민학교 때는 수학을 수학이라 부르지 못(안)하고 산수라고 했습니다. 셈(연산)하는 방법 위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산수는 그러니까 연산은 머리가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연산은 연습하면 좋아집니다. 야구에서 타격은 타고나야 하지만 수비는 연습으로 실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하는데 산수가 그렇습니다.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산수를 산수라 하지 않고 수학이라 하지요. 이름이 바뀐 만큼 내용도 서술형으로 많이 바뀐 것으로 압니다. 이제 독해력이 없으면 문제를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문제를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계산식을 세우려면 사고력까지 겸비해야합니다.

이 글의 제목을 ‘글쓰기를 잘하려면 수학공부를 하라’로 했지만 역으로 ‘수학을 잘하면 글쓰기를 잘한다’로 바꾸어 생각하셔도 됩니다. 글쓰기와 수학 사이에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대학에서 이과생들은 문과공부를 곧잘 하는데 문과생들은 이과공부를 힘들어 합니다.  저는 수학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초등4] ㉮아파트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모두 884명입니다. 두 아파트에 사는 남자는 여자보다 24명 더 많고, ㉯아파트에 사는 남자는 ㉮아파트의 남자보다 32명 더 많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남자는 몇 명입니까?

임의로 뽑아본 초등학교 4학년 문제입니다. 아주 쉬운 문제인데 내용이 금방 파악되는지요? 두 아파트의 남자 수를 구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혹시 몇 번 읽고서야 방법을 찾은건 아닌지요?

[풀이]
두 아파트의 남자 수=(884+24)÷2=454(명)
㉯아파트의 남자 수=(454+32)÷2=243(명)

243명이라고 답을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수학실력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보다시피 더하고 나누는 연산에서 그리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단지 계산식을 세우려면 문제를 파악해야하는데 그 부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요는 독해력입니다. 임을 봐야 뽕을 따는데 문제파악이 안되면 문제를 풀 수가 없겠지요. 독해력은 독서를 많이 하면 저절로 길러집니다. 독서를 많이 하면 양념이 풍부해져서 글쓰기에도 한결 수월합니다.

하지만 독해력이 더해져 문제를 파악했더라도 사고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사고력은 말 그대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파악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산식을 세워야하는데 이때 사고력이 필요하지요. 사고력이 좋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초등5] 가, 나, 다 라 네 명의 친구들이 우유를 한 통씩 샀는데 흰 우유를 산 사람은 2명, 초콜릿 우유와 딸기 우유를 산 사람이 각 1명씩이었습니다. 가는 다른 친구들과 다른 우유를 샀고, 나와 라, 다와 라는 서로 다른 우유를 샀습니다. 흰 우유를 산사람은 누구입니까?

얼굴 찌푸리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일단 좀 웃고 하겠습니다. ㅋㅋ

연역적 추리와 관련된 초등학교 5학년 문제입니다. 문제를 풀 수 있습니까? 생각(사고)을 하면 풀 수야 있겠지요. 문제는 시간입니다. 수학은 항상 주어진 시간 안에 풀어야하거든요.

[풀이]
가는 다른 친구들과 다른 우유를 샀으므로 남은 우유는 두 종류입니다. 그런데 나와 라, 다와 라는 서로 다른 우유를 샀으므로 나와 다는 같은 우유를 샀습니다. 따라서 흰 우유를 산 사람은 2명이고 나와 다입니다.

결론은 독서!

수학을 하다보면 동류항끼리 묶기도 하고, 식을 간단히 하거나 전개하기도 합니다. 이는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시전할 수 있는 기술(?)들입니다. 시나 희곡 등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글쓰기는 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사고력도 있어야하고, 창의력도 있어야 하고, 논리력도 있어야 합니다. 모두 수학에서 요구하는 요소들입니다. 이 힘들은 체험활동이나 여행 등의 방법으로 습득하면 좋겠지만 독서로도 웬만큼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기술연구소가 2016년 3월 16일 흥미로운 보고서 하나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전·현직 대통령 연설문의 어휘와 문법 수준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조사 대상 중에 문법 수준이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으로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이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문의 문법이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문법 수준은 중학교 3학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학교 1∼2학년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오바마는 뛰어난 디베이터(debater)로 유명합니다. 쉬운 언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디베이트(debate)는 독서의 뒷받침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그의 문법수준은 중학교 1~2학년 정도라고 하는군요.

결국 주어 동사 등의 문법이나 어휘는 중학교2학년 정도의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학공부 열심히 해서 글쓰기 실력이 좋아지길 바랍니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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