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이 휘어져 살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내성발톱이라고 하는데 그 괴로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이 이야기는 내성발톱으로 고생하다 고친 경험담이다.
원래 평범한 발톱이었는데 군대생활하면서 내성발톱이 생겼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군복무 할 때는 워커라고 불리는 군화가 W형과 R형 두 가지 형태가 있었다. R형은 잘 보급되지 않는 편이다.
W형은 볼이 넓적하니 볼품없게 생겼고, R형은 볼이 좁아 날렵하게 생겼다. W형은 넓적한 것이 보기에 예쁘진 않으나 발은 편하고, R형은 볼이 좁은 관계로 발이 불편하지만 보기엔 잘 빠졌다. 그래서인지 인기는 R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무리 군바리 신분이지만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모양빠지는 것은 참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졸병 시절에 귀한 R형 군화를 지급받는 다는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고 그저 자기 발 치수에 맞는 군화를 지급받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한다. 그렇지만 고참이 되면 슬슬 R형에 대한 욕심이 생겨 괜히 이사종계를 담당하는 병사에게 압력을 넣기도 한다.
나는 전방에서 군복무를 마쳤는데 보직이 특이해서 그 흔한 사격훈련이나 유격훈련 등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물론 내무반 생활도 거의 하지 않았고 점호를 받아본 기억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벙커라 불리는 곳에서 재미없는 일만 했었다. 보직 때문이었는지 이사종계가 나에겐 특별히 치수에 맞는 R형 군화를 지급해주었고, 덕분에 졸병때부터 모든 군화를 R형만 신고 군 생활을 했다.
내무반 생활을 하지 않았으므로 하루 20시간 이상을 군화를 신고 있어야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생긴 것이 내성발톱이다. 폭이 좁은 군화를 신고 있으니 발가락이 서로 붙어 눌려지다가 발톱이 휘어져버린 케이스이다.
그나마 양발이 아니라 오른쪽 엄지발톱만 내성발톱이라 다행이다. 경험대로라면 내성발톱은 발가락 쪽 그러니까 폭이 좁은 신발을 신게 되면 내성발톱이 되는 것 같다.
살 속으로 파고드는 내성발톱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발톱을 깎을 때는 당연히 힘들고 깎고 나서 얼마나 아픈지를.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견딜만하지만 다시 깎고 나면 또 그 고통이 반복된다.
요즘은 시절이 좋아서 네일아트 하는 곳도 있고, 하다못해 내성발톱을 교정하는 곳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것은 꿈에서도 생각 못했다. 뭐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그만한 일로 치료받겠다고 찾아가는 것 또한 우스운 일이기도 하고.
당시엔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머리에 빨간 소독약 일명 머큐륨을 발라주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참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참았다. 그렇게 제대를 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발톱이 살을 파고들어가는 그 증상, 그러니까 내성발톱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신발이 바뀌어도 한번 휘어진 발톱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그대로 휘어짐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그러다 우연히 고쳤다. 정말 아주 우연히. 어린 딸이 아빠 발톱을 예쁘게 만들어 준다고 매니큐어를 발라준 적이 있었다. 손톱에도 해주고 발톱에도 해주고. 그저 딸의 놀이 상대였을 뿐 내성발톱을 고친다는 생각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발톱을 깎기 위해서 발톱을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발톱이 언제 이렇게 펴졌지?” 신기한 일이었다. 오른쪽 엄지 발톱은 항상 살을 파고 들어가는 모양이었는데 그 휘어짐의 각도가 매우 완만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사이 발톱이 자라 끝부분부터 삼분의 일 가량은 매니큐어가 묻어있었고 뿌리쪽은 매니큐어가 묻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 그 원리를 발견했다. 원래 내성발톱은 처음 발톱이 나오는 뿌리쪽은 평평하다. 그게 자라면서 휘어지기 시작하고 끝부분은 완전 휘어진다. 매니큐어가 평평한 상태에서 발톱을 잡아준 상태에서 그대로 자라니까 휘어지는 힘이 약해져서 그런 것 같았다.
바로 그 원리를 깨닫고 이번엔 내 손으로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리고 다음 발톱을 깎을 때 관찰했다. 그리고 각이 완만해져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엔 매니큐어 바른 것이 발톱 깎기로 인해 완전히 없어지기를 두 차례 반복했더니 내성발톱이 완전히 없어졌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내성발톱인 분이 있다면 집에 있는 매니큐어를 내성발톱에 발라보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반달이 있는 뿌리부분에 정성껏 바르고 그 부분이 자라기를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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