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래끼 치료법 △가래톳 치료법에 이어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목젖이 떨어졌을 때 치료하는 양밥을 소개한다. 덕구일보에 양밥을 소개할 때 마다 늘 하는 말이 있다. 양밥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방술이지만, 과학적인 설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추측이 플라시보(placebo) 효과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인데 확실하진 않다.
덕구일보에서 소개하는 양밥들은 널리 알려진 질환 중에서 직접 경험하고 효과를 본 것들만 간추린 것으로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한 질환들은 제외하였다. 중한 질병이나 긴급히 시간을 요하는 질환은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는 하나마나 하지만 할 수밖에 없는 면피성 조언도 첨언한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가 목젖이다. 목젖은 무엇일까? 입을 벌려보면 입 안쪽 천장에 뭔가 덜렁거리는 살점이 있으니 바로 목젖이다. 모든 신체기관은 존재의 이유가 있는데 목젖은 참 그 역할이 애매하다.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까?
목젖은 △음식물과 물이 식도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구토반사작용을 한다. 구토반사 작용이란 구토중추의 작용으로 구토를 일으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목소리가 나도록 진동하는 역할을 하고 △목이 마를 때 윤활제 역할을 한다. 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마를 때 침을 삼키면 목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목젖이 윤활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은근히 많은 일을 하는 목젖이 피곤하면 혓바닥에 붙을 정도로 축 늘어져버린다. 목젖이 늘어진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침을 삼켜보면 알 수 있다. 침을 삼켰을 때 뭔가 덩어리 같은 것이 식도로 넘어가려고 하는 느낌이 든다면 목젖이 늘어진 것이다. 민간에서는 ‘목젖이 늘어졌다’라고 하지 않고 ‘목젖이 떨어졌다’라고 표현한다.
목젖이 떨어지면 삼켜야할 음식물이 입안에 있는 것처럼 목구멍을 간질간질하게 해서 괜히 침만 계속 삼키게 되는데 목 천장에 붙어 있는 목젖이 삼켜질리 없다. 이러면 모든 신경이 목구멍에만 집중되어 다른 일을 하는데 상당히 불편하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이라면 제법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체로 몸이 극도로 피곤하면 목젖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목젖이 떨어졌다면 아침 동이 틀 무렵, 정확히는 동이 트기 전에 부엌에서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입에 부엌에서 사용하는 식칼을 물고 앉는다. 부엌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없다면 굳이 부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주문을 외우면 된다. 보통 할머니들이 많이 해주시는데 할머니가 없다면 어머니가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싶다(이 부분은 자신 없다). 주문은 삼신할머니와 산신, 동해용왕님 등 온갖 사방신을 부르면서 목젖이 떨어진 사람의 출생내력을 읊어주면서 이름을 고하고 낫게 해달라고 비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산에 사는 산신님요 삼신할매요 동해바다에 있는 동해용왕님요 서해바다 서해용왕님요 남해바다 남해용왕님요, 어디어디(주소) 사는 무슨 본관 무슨 파 몇 대손 아무개가 (아프기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그래서 목이아파요 어쩌구 하면서 낫게 해주세이”하는 건데 약 3분 정도 주문을 외워야한다. 중요한 점은 주문외우는 사이에 해가 떠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러면 깔끔하게 낫는다. 그동안 양밥을 소개할 때 양밥을 하고 하루 만에 낫는다고 이야기를 해왔는데, 목젖이 떨어진 것을 바로잡는 양밥은 주문을 외고 양밥이 끝남과 동시에 낫는다. 목젖이 떨어지면 한번 테스트해보시길.
중요한 사실은 목젖 떨어진 사람이 내일아침 해가 뜰 무렵 양밥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거니와 덕구일보에 실린 양밥 시리즈들은 우리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일환으로 기획한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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