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km, 지구 두 바퀴 반, 우리 몸 속 혈관의 길이다. 그 긴 통로를 따라 혈액이 산소와 영양분을 몸속 곳곳으로 실어 나른다. 건강한 혈관은 깨끗하고, 탄력성이 좋다. 콜레스테롤 역시 이 혈관을 통해 이동하며 세포형성을 돕는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필요량보다 많을 경우 남은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안쪽 벽의 내막에 쌓이면서 플라크(plaque)가 발생되고 혈관을 좁게 만든다. 좁아진 혈관으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결국 장기가 손상된다.
혈관 속의 플라크가 점점 커지면서 터지는 것도 문제다. 혈관 내로 콜레스테롤이 터져 나오면 피떡이라 불리는 혈전이 만들어져서 혈관을 틀어막을 수도 있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단 9초. 그 짧은 시간에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한다.
문제가 생긴 혈관의 위치에 따라 뇌출혈, 뇌경색, 뇌졸중(중풍), 혈관성치매, 협심증, 심금경색, 신경화증, 발기부전과 같은 말초혈관질환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콜레스테롤로 인한 질환은 50대 이후에 나타나는 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혈관은 그보다 훨씬 이른 16세부터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한다.
기름진 식사나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등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과체중과 비만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이미 이상지질혈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혈관이 막히기 시작하고, 40대부터는 막힌 혈관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혈관 상태는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다. 두통이나 기억력 저하, 어깨 결림, 통증 등의 이상 신호 역시 혈관이 약50% 이상 막히고 나서야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년에 한 번 혈액검사를 통한 콜레스테롤 수치 체크로 혈관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LDL(저밀도 지단백질, 나쁜 콜레스테롤)과 HDL(고밀도 지단백질, 좋은 콜레스테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LDL과 HDL은 모두 콜레스테롤 운반체다.
LDL은 간에서 생성되거나 음식물을 통해 장으로 흡수된 콜레스테롤을 인체 각 조직으로 운반한다. 반대로 HDL은 세포막이나 혈관벽에서 사용이 끝난 코레스테롤을 간으로 돌려보낸다. 간으로 회수된 콜레스테롤은 답즙으로 배설되거나 재사용된다.
LDL과 HDL의 균형이 잘 유지되거나 HDL의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을 실은 잉여 LDL이 많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필요 이상으로 혈액 내를 떠도는 잉여 LDL은 혈관 내막으로 침투 후 분해되어 혈관벽에 콜레스테롤만 남기고 사라진다.
회수되지 못하고 혈관에 축적된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은 탄력을 잃고 좁아져 결국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LDL에는 ‘나쁜 콜레스테롤’, HDL에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혈관 건강을 위해서 콜레스테롤을 무작정 낮추는 것이 좋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무턱대로 콜레스테롤을 낮출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하는 역할은 다양하다. 세포막을 구성하고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을 생성하며, 답즙산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로 사용된다.
또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비타민D를 생성시키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심지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도 LDL이 부족하면 문제가 된다. 미국 심장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전 미국 코네티컷대학 의대 교수)는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으면 뇌졸중, 우울증 같은 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서는 HDL 수치는 높이되, LDL은 필요 이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HDL 높이는 음식: 견과류, 푸른 생선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
LDL 낮추는 음식: 과일, 채소, 해조류 등 식이섬유
콜레스테롤 높이는 식품 : 연어알, 말린 오징어, 새우, 간, 육류 지방, 버터, 생크림, 인스턴트식품 등
빨리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콜레스테롤 낮추는 유산소운동을 주 3~5회 30분 이상하게 되면 혈액 지질 분해효소 활성화로 LDL이 감소하고 HDL이 증가한다. 원활한 혈액순환, 혈관강화, 심폐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이상지질혈증이나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이 된다.
[참고]
카톨릭중앙의료원 건강칼럼, “‘콜레스테롤’ 너는 누구니?”
healthline,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HDL and LDL Choleste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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