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오천 원으로 세탁기 깨끗하게 청소하는 방법

세탁기
대우 통돌이 세탁기 DWF-103BGH

집에 중고가전 판매상에서도 가져갈까 말까 고민할 만한 귀한 세탁기가 있다. 10년은 넉넉하게 넘었고, 15년 가까이 사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세탁기 안을 한 번도 청소해주지 않았다.

아시겠지만 세탁기는 분해해서 청소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부르자니 비용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내버려 둔 거다.

내버려두니 몸은 편한데 마음이 안 편하다. 언젠가부터 세탁을 하고나면 빨래에서 콤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탈수가 되질 않아 빨래를 꼭 손으로 쥐어짜야하는데 이게 엄청 힘든 일이다.

그래서 오늘 큰맘 먹고 세탁기 청소를 했다. 작은 맘으론 못할 것 같아서 큰맘을 먹었다. 큰일을 할 때는 큰맘을 먹어야 한다.

세탁기를 청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분해해서 청소하는 일이겠으나 이게 전문가가 아니면 덤벼들 일이 아니다. 분해 후 재조립이란 것이 말이 쉽지, 총기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분해하고 나면 꼭 어디서 탈이 나도 탈이 나니까.

그래서 분해하지 않고 청소하는 방법을 택했다. 준비물은 아래와 같고, 총 비용은 5,500원 들었다. 필요한 물품을 사고 나서 보니 세탁기 1회 청소하는데 약 천 원정도 드는 것 같다.

준비물

△과탄산소다 500g – 2,000원(다이소)
△식초 1.5L – 1,500원(슈퍼)
△소독용 에탄올 250㎖ 2개 – 2,000원(약국)

세탁기 청소
세탁기 청소할 때 필요한 용액 재료.

세탁기 청소방법

세탁기를 분해하지 않고 청소하려면 용액을 만들어야 한다. 뜨거운 물 4컵에 다른 용액들을 섞어준다. [뜨거운물:과탄산소다:에탄올:식초]를 4:1:3:2 비율로 혼합한다. 이 과정에서 명심할 것은 비율과 함께 혼합 순서이다. 순서를 바꾸면 폭발할지도 모른다.

세탁기 청소 용액 만들기
뜨거운 물 4컵. 김이 보이지 않지만 뜨거운 물이다.
세탁기 청소 용액
준비한 세탁기 청소 용액을 순서와 비율에 맞추어 혼합하면 이런 모양이 된다.

뜨거운 물 4컵, 과탄산소다 1컵, 에탄올 3컵, 식초  2컵을 혼합하면 거품이 생기면서 뭔가 그럴듯한 용액이 완성된다. 꼭 무슨 화학자가 된 기분이다.

이렇게 준비한 세탁기 청소 용액을 이용하여 다음 순서에 맞추어 세탁기를 청소하면 된다.

1) 세탁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다. 묵은 때를 불려야 하므로 물은 뜨거울수록 좋을 것 같다. 

2) 준비한 용액을 부은 다음 세탁기 뚜껑을 닫고 15분간 놔둔다. 일부러 섞어줄 필요는 없다. 세탁기를 돌릴 거니까. 커피를 마시며 15분을 기다린다. 커피는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된다.

3)세탁기를 헹굼으로 2회 가동하면 끝이다.

물이 빠질 때 잘 보면 묵은 때가 자잘한 찌꺼기가 되어 배출되는 경우도 있고, 덩어리가 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나의 경우 큰 거 작은 거 할 거 없이 찌꺼기가 엄청 많이 나왔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배출되는 찌꺼기를 보면서 세탁을 할 때는 잘 털어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턴다고 털었는데도 많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이렇게 청소를 하고 나니 그동안 애먹였던 탈수 기능도 쌩쌩하게 살아났다. 어찌나 좋던지. 오천 원 아끼지 말고 세탁기 청소하시라. 마음이 개운할지니.

나처럼 큰맘 먹고 세탁기 청소해서 흰 빨래는 희게 빨고 검은 빨래는 검게 빨자. 끝.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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