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여서 그런가? 계절이 바뀔 때면 쓸데없는 생각에 자주 빠지는 경우가 많다. 전에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주제로 사살낱을 푼 적이 있었다. 바로 ‘아프리카로 간 호랑이’라는 글인데, 아마 재작년 가을쯤이었을 것이다.
답을 내기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철학자라도 된 양 사색에 잠기는데 말이 좋아 철학자지 영락없이 똥마려운 강아지 모양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은?” 이라는 질문에 “눈꺼풀”이라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재치가 있는 사람일지는 모르겠으나 낭만은 모르는 사람이다. 봄이나 가을에는 무게를 잴 수 없는 ‘그리움’이나 ‘사랑’이 정답으로 더 어울린다. 까닭을 설명할 때는 좀 힘들겠지만 ‘눈꺼풀의 무게’처럼 ‘그리움의 무게’나 ‘사랑의 무게’도 가늠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니까 우겨볼 여지는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바람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요즘이다. 중국제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면 태풍이라도 올라왔으면 하는 큰일 날 생각도 해보는데, 그러다 “바람에도 무게가 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다.
시속 80Km로 불어오는 서풍의 공기가 동일한 속력과 공기의 함량을 가진 동풍의 공기보다 가볍다고 한다. 그래서 무거운 동풍이 언제나 서풍보다 낮게 부는 것이다. 이런 무게의 차이는 중력의 변이를 일으키는 지구의 자전현상, 즉 지축을 중심으로 지구가 하루 동안 돌 때 생기는 원심력 때문이라고 한다.
<풀임 저, ‘우리가 모르는 지식의 세계’ 중에서>
우리나라는 편서풍대에 속한다. 편서풍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대륙성 기후인데, 만약 지구의 자전방향이 바뀌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편동풍의 영향권에 놓이게 될 것이고, 대륙성 기후가 아닌 해양성 기후를 가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유럽지역은 현재 편서풍의 영향으로 대서양쪽의 영향, 즉 해양성 기후지만, 편서풍이 편동풍으로 바뀌게 되면서 대륙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결국 대륙성 기후를 가지게 된다.
무역풍은 이름은 그대로일 테지만 동풍에서 서풍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고, 극동풍 역시 극서풍으로 바뀔 것이다.
기본적인 지식을 토대로 추측을 하면 지구의 자전이 바람의 방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바람의 무게까지 파악하려면 기본적인 지식으로는 부족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해 보인다.
정말 동풍이 서풍보다 낮게 부는 것이 사실인지도 의문인데다가 더운 공기는 올라가고 찬 공기는 가라앉으니 높낮이로 기준을 삼는다면 따뜻한 동풍이-아무래도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따뜻할 것 같으니- 서풍보다 가벼워야 옳다. 그런데 무겁다고?
그리고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회전을 하니 이론적으로는 편동풍이 불어야 맞지 싶은데 편서풍이라니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 “동풍이 서풍보다 무겁다. 그 이유는 ‘지구의 자전현상으로 인한 중력의 변이’라고 하는데 더 이상은 설명 못 한다”이다. 지구과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은 알려나?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할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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