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영화음악(11)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3년의 형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면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어 표시해달라고. 노란 리본이 없으면 그냥 떠나겠다고.

고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에게 남자는 자기의 사연을 들려준다. 버스가 마을에 거의 도착하자 남자는 차마 자기 눈으로 확인을 할 수가 없어서 버스기사에게 대신 확인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윽고 버스가 마을에 도착하고, 온통 노란 리본으로 치장한 참나무를 확인한 버스안 사람들은 기쁨의 환성을 지른다.

‘Dawn(던)’이 1973년 발표하여 세계적으로 히트한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를 영화음악으로 소개하는 것이 찝찝하지만, 여러 편의 영화에-심지어 일본영화에도- 삽입되었던 것을 빌미로 또 끼워 넣었다.

지난해 6월 ‘A Whiter Shade Of Pale’를 영화 ‘오블리비언’에 슬그머니 끼운 이후 두 번째인데, 아무래도 난 슬그머니 끼우기의 달인인 것 같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 정도 무리를 감수하게 할 정도로 노래가 괜찮다.^^;

이 곡은 영화음악으로 알려졌다기보다는 노래가 크게 히트하자 노랫말에 맞춰 영화가 제작된 케이스다. 그 정도로 가사가 영화 스토리로 안성맞춤이다. 이 노래가 세계적으로 히트하자 가사에 대한 저작권 분쟁이 생기는 등 뒷말이 생겼다.

Pete Hamill(피터 해밀)이라는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칼럼을 차용했다며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의 작사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론은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던 칼럼니스트의 판정패. 노란 리본에 얽힌 유래가 깊어 작사가가 칼럼 내용을 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피터 해밀이 소송을 취하한 것이다.

미국에선 ‘노란 손수건 사건’으로 불리는 모양이다. 관심 있다면 뉴욕포스트의 이 글을 참고하면서 그 내용을 토대로 좀 더 구글링하면 된다. 내용을 보면 칼럼니스트 피터 해밀은 여전히 작사가가 자신의 칼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생각하는 듯. 나는 노란 손수건인지 노란 리본인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노래만 듣는다.

그저 하나만 덧붙이면 이 곡이 히트하고서부터 노란 리본이 기다림, 회상, 그리움을 상징하는 표식이 되었지만, 사실 피터 해밀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밝혀진 민속적 기록에는 노란 리본이 아니라 하얀 리본이었다는 사실.

그러니까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가 발표된 1973년 이후로 노란색이 흰색을 누르고 그 역할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전에 미국 기병대에서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했었다는 기록은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징색이었을 뿐 회상이나 그리움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걸프전 때인가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가족들이 집에 노란색 리본을 달면서 그리움을 상징하는 문화가 뿌리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 잘 모르지만서도.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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