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강제징수를 거부한다.

KBS 시청료 납부 거부
한전 전기요금과 함께 부과되는 시청료 납부를 거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

“KBS의 TV수신료 강제징수를 거부한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KBS 수신료 거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먼저 말하는 바람에 정치적 발언으로 여겨질까 봐 망설였다. 그러나 정치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평소 KBS 수신료 강제징수에 반대하던 입장이라 오해를 무릅쓰고 몇 자 적는다.

KBS가 MBC나 SBS 같은 공중파는 물론이고 기타 종편과도 별다를 것 없으면서 TV수신료인지 시청료인지를 강제징수하는 것에 반대하며, 정부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관련 법을 개정하기를 촉구한다.

TV수신료를 징수하는 까닭이 공영방송을 위해서라는 하나마나한 말은 소모적인 이론일 뿐이니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강제로 징수된 TV수신료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스스로가 잘 알 터이다. 공영이라니 소가 웃겠다.

현재 KBS는 시청료를 한전에 위탁하여 징수하면서 해마다 한전에 300억~400억 원씩 위탁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렇듯 방송 제작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부분에 그렇게 돈을 펑펑 쓰니 TV가 없거나 TV가 있어도 KBS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으로선 TV수신료 강제징수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상황은 현재의 방송법이 바뀌지 않는 한 여전히 강제징수 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전은 모든 가구에 TV가 있다는 전제하에 강제로 TV수신료를 부과하는데 전기 없이는 살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TV수신료 강제징수를 피하려면 TV가 없음을 신고하여야 하는데 그 과정이 은근히 복잡하다. 현재의 방송법은 KBS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아주 나쁜 법이다.

다른 방송사들은 시청료를 받지 않고서도 나름대로 잘만 운영하는데, KBS는 시청료를 징수하면서도 우는 소리를 하며 언감생심 틈만 나면 시청료를 인상할 궁리만 한다.

방송법을 개정하여 시청료 징수 자체를 없애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으나, 그동안 시청료에 의지하여 돈을 물 쓰듯 한 터라 자생력이 전혀 없을 테니, 시청료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적응기간을 준다는 차원에서 법을 개정하건 자발적으로 시행하건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통합징수하는 부분만이라도 시정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TV가 없는 사람이나 KBS에 불만 있는 사람이 좀 편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KBS로서는 해마다 위탁수수료로 빠져나가는 몇 백억 원을 아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젠 뭔가를 강제로 하던 시대가 아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KBS 시청료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러한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KBS 보다 사람이 먼저라서 그렇다.

한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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