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숙 시인의 사랑앓이(11) 외사랑

안개섬

외사랑

난 언제나 너이길 바랬고
넌 언제나 너였다

네 기억 속에 머문 추억이고 싶었고
네 깊은 눈에 담긴 눈물이고 싶었고
네 귀에 잠기는 노래이고 싶었고
네 입술에 맴도는 시이고 싶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간절하게
네 뜨거운 심장이고 싶었다.

하지만 넌 언제나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섬
잡히지 않는 안개의 섬

그렇게 언제나 너이고 싶었지만
넌 언제나 너였다

허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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