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어쩌다보니 핸드폰 액정을 깨트려 눈물을 머금고 기기변경을 했었다. 원래 계획은 최신기종의 바로 이전 제품인 갤럭시노트8를 구입하는 것이었으나 이빨 좋은 대리점 직원의 감언이설에 홀라당 넘어가는 바람에 구입했던 제품이 갤럭시노트9다.
그동안 핸드폰을 애지중지 사용해본 적이 없었으나 액정파손을 한번 경험하고 보니 제품보호에 신경이 쓰였다. 이놈을 어떻게 보호할까 궁리를 해봐도 그저 케이스 튼튼한 놈으로 바꾸고 액정보호 필름을 깔끔하게 붙여주는 것 말고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액정보호필름이 좋은가 아니면 액정보호용 강화유리가 좋은가 하는 부분은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그냥 대리점에서 붙여준 필름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케이스는 별도로 장만하기로 했다. 대리점에서 기본으로 끼워준 젤리형 케이스가 너무 부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핸드폰 케이스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사실 보호만 생각한다면 지갑 형태가 최고다. 낙하 시 지갑이 닫히면서 액정도 보호해주고, 모서리에 여분이 있어서 충격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예전에 지갑형을 사용했었는데 몇 번이나 떨어트려도 끄떡 없었다.
지갑형 케이스의 문제점은 사용의 불편함이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조언(?)해줬던 사람이 “멋진 갤럭시노트9의 디자인을 가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한다.
갤럭시노트9의 디자인이 멋지다고? 그건 아니지. 디자인으로만 얘기하면 아이폰이지. 갤럭시가 아무리 용을 쓰더라도 아이폰 발끝에도 못 미친다. 아이폰의 디자인은 예술의 경지다.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지갑형은 제외할 수밖에 없었는데 멋진 디자인을 가릴까하는 우려 때문이 아니라 사용의 불편함 때문이다. 예전처럼 통화기능만 주력으로 사용한다면 괜찮은 선택이지만 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부터는 아무래도 선택하기 주저하게 된다.
여하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것저것 제외하고 선택한 것이 고부기 강화유리 크리스탈 케이스이다. 마음에 들면 너무 비싸고 가격이 착하면 조건에 맞지 않았는데 이 제품은 적당하게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다.
홍보문구에는 정말 멋진 말들이 많았는데 과장이 섞여 있을 것이므로 절반만 믿더라도 괜찮아 보였다. 제대로 보호해준다는 사용 후기도 여럿 확인한터라 구입하여 장착했다.
우선 디자인상으로는 대리점에서 준 증정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재질이 달라서인지 무게가 좀 나간다. “흠, 강아지나 어린애는 무거워야 건강한 놈인데 케이스도 무거우면 아무래도 튼튼할 테지”
고부기 측에서 얘기한대로 슬림하고 우려한 디자인에 피팅도 완벽하다. 버튼감도 부드럽고 별로 흠잡을 곳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우수한 그립감? 그건 아닌 것 같다. 절대 편안하거나 안정적이지는 않다. 미끄러워서 몇 번이나 떨어트릴 번하다가 결국 한번 떨어트렸다. 다행히 액정은 괜찮지만 살짝 기스가 보인다. 아이~ 찝찝해.
그리고 결정적인 단점은 지문이나 얼룩이 너무 심하게 묻는다는 거. 홍보 글에는 올레포빅 코팅을 해서 지문이나 기타 얼룩이 방지되기 때문에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으나 그거 꽁이다.
그런데 문구를 자세히 보니 ‘완벽하게 방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적게 발생 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고부기 측에 왜 꽁쳤냐고 따지긴 힘들 것 같다.
혹시나 해서 다른 거 보니 “이 제품은 디자인, 편리성, 보호를 보조해주는 액세서리 제품이므로 낙하로 인한 기기의 손상은 보상이 어렵습니다.”라고 나온다. 결국 보호는 핸드폰 소유주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고부기를 구매했던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같다. 핸드폰을 완벽하게 보호는 못하더라도 미끄러운 것은 심각한 문제점이다. 앞으로 한 번 떨어트릴 거 두 번 떨어트릴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문이 심하게 묻어나는 것은 참기 어려울 정도다. 이왕 돈 주고 산 거 증정품보다는 나을 테니 사용은 하겠지만 새로 구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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