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어딘가엔 우리가 부를 노래가 있을 거예요.
비록 하얀 눈이 희망의 봄을 덮고 있다 해도,
언덕 어딘가엔 푸른 신록과 황금빛 꽃도 피어나고,
당신의 가슴이 품을 수 있는 모든 꿈들이 있을 겁니다.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거예요.
내 사랑, 봄이 다시 찾아 올 그 때, 그 언젠가는
두 종류의 겨울이 있다. 평화로운 겨울과 을씨년스러운 겨울. 평화로운 겨울엔 따스한 눈이 내리고 을씨년스러운 겨울엔 차가운 바람이 분다. 요 며칠 잘 벼린 칼날 같은 바람이 쌩쌩 불었다.
평화로운 겨울에는 러브스토리OST가 좋지만, 을씨년스러운 겨울에는 닥터 지바고OST 중 라라의 테마 Somewhere My Love가 제격이다.
러시아가 볼셰비키 혁명(?)으로 무너지고 공산국가 소련이 등장하던 시기에 살았던 어느 지식인의 이야기를 담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 닥터 지바고.
‘의사 지바고’와 ‘닥터 지바고’는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개 소설은 ‘의사 지바고’로, 영화나 뮤지컬은 ‘닥터 지바고’로 사용한다. 헷갈릴까봐 그렇다는데 굳이 그렇게 구별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 때문인지 ‘닥터 지바고’로 번역한 책들도 꽤 있다.
하여간 그런 의미로 보자면 나는 ‘의사 지바고’는 알지만 ‘닥터 지바고’는 잘 모른다. 그저 닥터 지바고역(役)으로 나왔던 배우 이름이 오마 샤리프라는 정도. 부끄럽게도 그마저도 닥터 지바고 때문이 아니라 오마 샤리프라는 담배 때문에 알게 된 이름이다. 그리고 Somewhere My Love ······
나는 왠지 모르지만 Somewhere My Love를 들으면 추위를 느낀다. 잔잔한 멜로디나 희망을 담은 가사로 생각건데 이는 노래 탓이 아니라 닥터 지바고 때문이다. 볼셰비키 혁명이 볼셰비키 쿠데타로 불리는 러시아사에서 우리의 역사를 본 탓일까?
어딘가에 있다는 푸른 신록과 황금빛 꽃이 이곳에도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봄이 조금 빨리 찾아 왔으면 좋겠다. 언젠가 오겠지만 지금은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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